렉시오 디비나(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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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들의 소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9,46 종교를 갖은 사람들은 조금은 다른 줄 알았다. 그러하기에 더 많은 실망을 하고 성당에 발길을 끊어버리기까지 한다. 나 역시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외국에서 한국인들 사기 쳐 먹는 놈들은 한국사람이고, 성당에 다니는 사람을 상대로 사기 치는 놈들은 성당 다니는 놈들이여, ". 정말 그러하다. 세상에 있는 갖은 모양의 사람들이 교회에 존재한다. 하느님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이들이 분명 이곳에도 존재한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있던 그 시대의 성전도 이러했는데 지금이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2024.11.22 -
반문하셨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당신께 말한 사람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48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 '그래, 나를 잘 아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너는 누구니? 나와 같이 다니던 사람이니?'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라고 말씀하신 분이시니, 당신의 길을 함께 걷지 않는 이는 그분에게는 他人 일 수밖에 없다.나는 그분을 길을 걷고 있는가? 아버지 안에 머물고 있는가?이 질문에 '늘 그러하다!'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늘 부족한 삶을 살고 있다. 당신을 기억하고 살기보다는 일상에 잊고 살 때가 더 많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수도자들처럼 일하며 기도하며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수학 문제를 푸는 학생처럼, 퍼즐을 맞추는 아이처럼..
2024.11.21 -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9,21 나에게 하느님은 어떤 주인인가? 탕자의 비유에서 처럼 아버지는 사랑으로 받아주시는데, 내가 다가가지 못하며 종임을 자처하고 있는가? 무관심하게 모든것을 바라만 보시는 분이신가? 칼같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시는 분이신가? 나만 바라봐 달라고 질투를 하시는 분이신가? 과거의 나의 하느님은 정의의 하느님이 셨다. 그래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왜 세상의 불의를 놓아두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그분은 방관하시는 분,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으신 분이라 느껴졌다. 하지만, 하느님을 만난 많은 분들이 그분을 사랑의 하느님이라 말씀하신다. ..
2024.11.20 -
사실은 죽은 것이다.
사르디스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하느님의 일곱 영과 일곱 별을 가진 이가 말한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살아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죽은 것이다. 요한 묵시록의 말씀 3,1 요즘의 나에게 하시는 말씀 같다. 깨어 있지 않다. 육체적으로 깨어있는 시간은 일속에 묻혀있다. 깨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쳐본다. 새벽미사를 드리러 가고, 촛불을 켜고, 성서를 쓰며 깨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보지만,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 마냥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계속 빠져드는 개미지옥 속에서, 생각의 시간은 점점 더 느려지고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진다. 죽음이다. 다행인것은 죽음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 새로운 출발은 죽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
2024.11.19 -
외쳤다.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8,39 지금 나는 간절 것이 있는가? 주변사람들의 만류에도 소리 높여 외칠 만큼 절실한 것이 있는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부족한 부분에 불평을 하면서도, 소리내어 외치지 않는 것은 외칠 것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외쳐야 하는데 외칠 수 없는가?두려움이 있다. 주변의 시선이 무섭다. 외면 받을까봐 두렵다. 쫓겨나고 그다음이 두렵다. 다시 어떻게 이들을 볼까? 외치려 했었지만 두려움이 앞을 가려 결국 외치지 못했다.'간절하지 않아서'라고 이야기 하지는 말라. 많은 곳으로부터의 거절로 오늘도 거절당할까 봐 당당히 요구해야 할 것임에도 요구하..
2024.11.18 -
이러한 일들이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3,29 세상의 일들을 본다. 늘어나는 예언들도 종말에 대한 예언들이 많다. 대공항, 천재지변, 화산폭발, 온난화, 혹한, 가뭄, 대지진, 해일. 온갖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찬 세상.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하기보다는 '혹시'하는 쪽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도 세상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분명 우리도 느끼고 있다. 우리 세대에서 멈추지 못하면 사라질 많은 것들이 있음을. 또 어떤 것은 지금 멈춘다 하더라도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임을. 알고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재활용품을 분리수거 하고,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지..
2024.11.17 -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8,7 내가 하느님께 밤낮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는가? 그런 것이 없다면, 나는 행복한 것일까? 아니면 죽어 있는 것일까? 갖고 있는 사람은 요구할 필요가 없다. 죽어 있는 사람은 요구할 수 없다. 나는 어느 쪽일까?죽어 있는 사람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쌓이는 일들을 해치우듯 하다가 저녁이 되면 지쳐 잠들고 아침에 다시 일터로 나가는 것을 반복하는 그런 삶. 살아 있음에 감사하지만, 삶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짐이 더 무거워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노예신세. 아~ 그러고 보니 수레바퀴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노예신세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부르짖을..
2024.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