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오 디비나(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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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요한 묵시록 21,1 새 차, 새 집, 새 옷... 새것은 느낌이 참 좋다. 그런데 새것에는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추억이다.지금의 나를 만든 과거의 선택과 행동을 추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좋았었던 일, 나빴었던 일 이 모든 것들이 새로운 선택에도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과거에 있었던 안 좋은 기억을 바꾸려 한다고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좋았었던 것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가능하다. 무기력하게 '예전엔~~'이라고 말하며 주저앉아 있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땅을 원한다면, 오늘은 그것을 향해 한 발 대딪는 날이 되어 보자. 그러면 무기력하게..
2024.11.29 -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
또 그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요한 묵시록 18,9나는 내가 초대받았음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행복하지 못한가? 그것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혼인 잔치에 초대받았음에도 내가 혼인 잔치에 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갖가지 이유를 붙여서 잔치에 가지 않고 있으면서 행복하지 않다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 파묻혀 있으면서 바라보는 초대장의 느낌은 이러하다. 손에 초대장을 들고 있다. 그런데, 장소가 어딘지, 시간이 어딘지 초대장에 적혀 있지 않다. '도대체 어디로 언제 오라는 말이지?'라는 생각을 한다. 나중에서야, 초대장에 그런 것이 적혀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 이곳이 찬치 장소이고, 지금 이 시간이 잔..
2024.11.28 -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1,15 하느님의 일을 할 때 받을 수 있는 은사이긴 사지만, 뱀들 사이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겐 어찌 보면 늘 주어졌으면 하는 은혜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 은사를 통해 나만 잘났다고 이야기하거나, 타인을 반박할 수 없도록 함에서 오는 쾌감에 젖어 살겠다는 것도, 이런 언변과 지혜를 통해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답답한 상황들을 너무나 많이 접하기에, 그런 상황들에서 거지 동냥하듯 처량하게 한두푼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뱀들과의 경쟁에서 져 밀려나지 않길, 그것을 바랄 뿐이다. [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2024년 11월..
2024.11.27 -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5,8 인터넷과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세상은 점점 쫍아지고 있다. 쫍아진 세상에 넘쳐나는 정보들. 그로 인하여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워진 세상. 교황님이 집전하는 미사도 (눈으로) 볼 수 있고, 유명한 신부님의 강론도 (귀로)들을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참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편해진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것, 변하지 않는 것을 따르는 것 아닐까? 신약에 시대에 와서 예수님은 율법을 폐지하러 오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것인 '사랑'..
2024.11.26 -
다 넣었기 때문이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1,4 교부들의 복음 해석들과는 달리 '자포자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군 떡은 없습니다. 있다면 천벌을 받아도 좋습니다. 저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뒤주에 밀가루 한 줌과 병에 기름 몇 방울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 땔감을 조금 주워다가 저희 모자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있는 것이나 모두 먹을 작정이었습니다."(열왕 17,12) 이 말씀이 떠올랐다. "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있는 것이나 모두 먹을 작정이었습니다." 성전의 저 과부도 자신이 갖고 있는 마지막 것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전부를 내어 드리면서, "하느님, 이제 제가 갖..
2024.11.25 -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요한 묵시록 1,8 그분께 의 이름. 정체성과 딱 어울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너희를 위여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함께 있을 것이다."시작이시며 끝이시고,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미래에도 계신 그분이 나와 함께 해 주시겠다고 반복해서 말씀하고 계신다. 그렇게 이야기해도 못 알아먹는 인간들을 위해. 하기사. 인간을 잘 알아듣는 족속이었다면, 아드님까지 제물로 내어 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아드님을 제물로 바치면서 까지 보여주신 당신의 사랑. 그 사랑이 세상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한다는 말에 어떻게 무감각할 수 있을까? 늘 함께 하신다 약속하신 하느님. 오늘도 함께해 ..
2024.11.24 -
산 이들의 하느님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0,38 나는 살아 있는가? 내가 지쳐 나 자신을 포기할 때, 희망을 버리고 광야에서 죽어갈 때. 이 모든 때에 나의 하느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여기에 너희를 위해여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함께 있을 것이다."하느님께서는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기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본다. 혹자는 이것 역시 '희망고문'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런 희망조차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그분은 죽은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 시기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 고백해 본다. [녹] 연중 제33주간 토요일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