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묵(117)
-
그것이나 먹고 죽을 작정입니다.
여자가 대답하였다. “주 어르신의 하느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구운 빵이라고는 한 조각도 없습니다. 다만 단지에 밀가루 한 줌과 병에 기름이 조금 있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 땔감을 두어 개 주워다가 음식을 만들어, 제 아들과 함께 그것이나 먹고 죽을 작정입니다.” 열왕기 상권 17,12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 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민족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두려울 것이고, 누군가는 홀가분할 것이며, 누군가는 자유이며 기쁨일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사람들. 그들을 가엾게 보시는 하느님이 옆에서 그들의 손을 잡아 주시기를 청해본다.모든 사람이 지천명을 누리 수 없다 하여도, 안타갑게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녹..
2024.11.10 -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18 표징을 보여준다고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믿었을까? 벌써 수 많은 표징들을 보여 주셨다. 이렇게 유다인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도 기도중에 하느님께 수 많은 표징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침에 일어나 오늘 하루를 허락하심에 감사하고, 삼시세끼를 먹으며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주님의 강복과 세상을 떠난 영혼의 안식을 청한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오늘 하루 당신께서 배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 여기까지면 딱 좋다. 하지만, 살아가는 순간 순간 마치 기적들을 맞겨 놓은 것처럼 무엇을 해달라 청할 때가 많다. 이런 청함이 유다..
2024.11.09 -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6,8 세상의 기준, 세상의 일에 맞게 대처해 나간다는 것은 줄타기를 하는 것보다 어렵다. 세상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일들이 우리에게는 제악이 되고, 세상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을 우리는 꼭 해야 만 한다. 이것이 빛의 자녀에게 주어진 딜레마일 것이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이 대목을 고른것 이지만, 곱씹어 생각해 보니 세상의 자녀들도 하는 것을 너희는 왜 하지 않느냐는 질책처럼 느껴졌다. 빛의 자녀이지만 세상의 자녀들 보다 못하게 사는 사람들을 본다. 세상의 자녀들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머리가 숙여질..
2024.11.08 -
한 마리, 아흔아홉 마리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5,4 이 복음의 대목에서 한 마리를 찾아 나선 착한 목자의 이야기로 근 생각해 왔었는데, 오늘은 좀 다른 것이 보였다. '한 마리', '아흔아홉 마리'. 내가 잃어버린 한 마리라면 무안한 감사를 느꼈겠지만, 아흔아홉 마리에 속해 있다면 우리를 버리고 한 마리만 편애하는 주인으로 보며 '삐뚤어질 테다~'를 외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아흔아홉 마리에 속해 있다면, 안전하게 하루를 보냈음에 감사하며 기다리면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은 주인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고, 한 마리가 나라면 나를 찾아올 주인을 믿고 절망하지 않..
2024.11.07 -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2,14 지금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일들이 하느님의 뜻일 수도,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벌어진 일일 수도 있는데, 이 결정을 그냥 따라야 하는가?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이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아니라, 인간에게서 온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날을 세우고 일상을 전투모드로 바꾼다. 그 결과는 당신의 모상대로 만든 사람을 이웃이 아닌 적으로 보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나역시 비뚤어지고 뒤틀린 사람이 되어 버렸음을 느낀다. 지금의 이런 상황들도 하느님의 뜻일까?이런 상황에서 따지지 말고 해야할 것 하나가 떠 올랐다. 그것은 기도. 이런 때일수록 기도가 더 필요한 것 같다. "하느님 제 상태..
2024.11.06 -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4,18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라는 문구를 보면서 '핑계'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하지만 묵상하다 보니 '핑계'가 아니라 본인 나름의 잔치에 가지 못할 정당한 이유들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이들은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본인의 일들이 더 소중했던 것뿐이다. 그 선택으로 인해 영원한 잔치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이들은 자신이 영원한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지 않았을까? 알지 못하였기에 할 수 있는 선택. 영원한 잔치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옆에서 보고 있었다면 어리석은 선택이라..
2024.11.05 -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4,12 더 한상태가 두 가지 있을 듯합니다. 하나는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이 불러 줄 때만 가고 입을 닦는 것. 또 하나는, 찾아주거나 찾아갈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이 없는 경우입니다.하느님 안에서 벗어나면 식사자리도 결국 친교의 자리가 아닌 업무의 연장 밖에는 남지 않습니다. 이렇게 바쁨속에 살아가는 것은 내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악마의 장난 같습니다. 바쁘게 살아온 것 같은데,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이번달 월급을 받았고, 대출을 값았고의 이야기가 아..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