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죽은 것이다.

2024. 11. 19. 12:21렉시오 디비나

사르디스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하느님의 일곱 영과 일곱 별을 가진 이가 말한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살아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죽은 것이다.
요한 묵시록의 말씀 3,1

 

요즘의 나에게 하시는 말씀 같다. 깨어 있지 않다. 육체적으로 깨어있는 시간은 일속에 묻혀있다. 
깨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쳐본다. 새벽미사를 드리러 가고, 촛불을 켜고, 성서를 쓰며 깨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보지만,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 마냥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계속 빠져드는 개미지옥 속에서, 생각의 시간은 점점 더 느려지고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진다. 죽음이다. 


다행인것은 죽음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 새로운 출발은 죽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언제 죽음에서 벗어날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계속 죽음의 상태로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개미지옥 속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나를 이쁘게 보아주시길 바라며, 오늘도 나의 발버둥은 계속된다. 

 

서리가 내렸다. 겨울이 온다. 모든 것이 죽은 것과 같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속에 봄을 기다리는 생명이 있다.

 

[녹]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