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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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한 사람은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마태오 복음 13,44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어떠했을까? 두리번두리번 다른 사람이 없는지 본다. 쓱 주머니에 챙기기에는 너무 상자가 크다 다시 주변 흙을 끌어다 묻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봐서 표가 나지 않도록 흔적을 지운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그 부근을 서성이며 다른 사람의 모습을 살핀다. 그 밭의 주인을 찾아가 그 밭을 팔 조건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내가 가진 것과 그 밭의 가격사이에서 갈등하며,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내가 가진 물건을 팔아 현금화시키려고 상인을 찾아 나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그 밭에 다른 사람들이 엄한 짓을 하는 않는지를 감시..
2024.07.31 -
계약을 깨뜨리지 마소서.
당신의 이름을 위해서 저희를 내쫓지 마시고 당신의 영광스러운 옥좌를 멸시하지 마소서. 저희와 맺으신 당신의 계약을 기억하시고 그 계약을 깨뜨리지 마소서. 예레미야서 14,21 나는 오늘도 계약을 내세워 하느님께 나를 기억해 달라고 청한다. 하느님께 불리한 조항이 주렁주렁 달린 불평등 계약을 내세우며, 나는 지키지도 않는 계약을 당신께서는 꼭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꼴이란... 어찌 보면 그렇게라도 우기지 않으면, 당신 곁에 머물 수 없기에, 바락바락 우기며 계약을 기억해 달라고, 계약을 깨뜨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느님께 다른 것은 보지 마시고, 당신 곁에 머물고자 하는 마음만 봐달라고 붙잡고 늘어지고 있는 것이 나의 모습이리라. 당신이 보시기에 조금은 그럴듯해 보이도록 노력해..
2024.07.30 -
알고 있습니다.
마르타가 “마지막 날 부활 때에 오빠도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였다. 요한 복음 11,24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말씀하신 그대로 그대로 알아듣는다는 것 그것은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봅니다.많은 이들과 하느님에 대해서, 신앙에 대해서, 성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나의 야이기는 나의 얄팍한 지식에 기대어진 아는 척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요?예수님이 지금 일으키시려는 기적과, 마르타가 지금 이야기 하고 자는 부활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마지막 날이 아닌 잠시뒤에 있을 일은 마르타는 알 수 없었겠지요. 우리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접 보여 주시기 전까지 우리는 우리의 짧은 앎들을 앞에 내세우며 이야기할 수밖에 없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2024.07.29 -
원수가 와서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마태오 복음 13,25 삶 속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방해하는 것이 한두 가지 더냐. 대죄를 범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게임에서 손을 놓지 못한다거나, 버릇적으로 미사 중에도 카톡을 확인하는 것 등 하느님과의 관계를 방해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원수가 하나는 아닌듯 하다. 그 원수들은 가라지만 뿌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다양한 것들을 내 속에 뿌리고 지나가 내 안에 있는 것을 나도 모르게 만들어 버렸다. 이 중에서 밀을 제외한 나머지 들을 어떻게 뽑아낼 것인가 라는 숙제는 늘 남아 있는 듯하다. 제초제를 뿌리듯 한 번에 싹 제거해 버릴 수는 없는 듯하고, 하나하나 뽑아 나가야 할 듯한데, 긴 작업이 될 듯하다. 이 긴..
2024.07.27 -
좋은 땅에 뿌려진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마태오 복음 13,23 욕심이라고 말해도 좋다. 나도 열매를 맺는 사람이고 싶다.백 배, 예순 배, 서른 배 보다 작더라도 열매를 맺는 사람이고 싶다.말씀을 듣고 깨달아야 가능한 이 열매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매일 미사 때 봉독되는 성경 말씀을 읽는 것을 잊지 말자. 어떤 날은 피곤해서, 졸면서 읽게 되거나, 딴짓을 하게 되어도 그래도 빼먹지 말고 읽고 묵상해 보자.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2024년 07월 26일 금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
2024.07.26 -
반문하셨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당신께 말한 사람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마태오 복음 12,48 예수님과 같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있지만, 예수님을 만난다면 그분은 나에게 무어라 말씀하실까?"형제여~" 하며 반갑게 맞아 주실 것인가? 아니면, "누구세요?"라며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할 것인가?하루의 삶을 뒤돌아 보면, 부족하기만 한 나를 만난다. 하고자 했던 일중 선한 일보다는 먹고살기 위한 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몇 개 되지 않는 선한 일들은 내일로 미루기 일쑤이니 말이다. 자정이 넘은 시간 이렇게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쓰는 것 이 시간만이라도, 분심 가득한 상태라도, 부족하지만 그분 안에 머물기 원해서 이다. 나에게 반문하시면 쭈뼛쭈뼛 '먼발치에서 선생님을 따르고..
2024.07.23 -
안식을 주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마태오 복음 11,28 의도하지 않은 상황, 의도하지 않은 질문에 답을 내야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확인이 필요한 질문들은 메신저를 통해 날아온다. 찾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이런 하루를 보냈기에 안식이라는 단어에 눈이 머물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상태를 표현하자면 "피곤"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되어질 듯하니 말이다. 예수님이 주시는 안식은 언떤 안식일까? 쉼, 편안함 이런 류의 것들 이면 좋겠다. 계속 예수님의 품에서 쉬었으면 좋겠다.하지만, 예수님의 안식은 그것 만은 아닐 듯하다. 이 부분만 강조한다면 영원한 안식을 강조하는 이단을 하나쯤 만들 수도 있을 듯..
202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