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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28 베드로의 이 말이 왠지 당신을 따른다고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내게 남은 것이 뭐냐고 묻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흔한 드라마에서 내가 널 왜 만나는지 모르겠다, 내가 너와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같은 억양이 느껴졌습니다. 성당 내 여러 단체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왜 해야 하는지? 에 대한 의문이 점점 차올라 나를 질식시킬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활동이 없다 해서 하느님이 불편하실 것이 하나 없는데,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하면서 왜 이 일을 계속해서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지배하면 내가 하고 ..
2025.03.04 -
대답하였다.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20 나는 예수님께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 나라에는 가고 싶어 예수님 주변을 맴도는 1인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성경에 남아 있는 그의 대답을 자만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내가 가야 할 길이 참 멀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면 저에게는 '기본부터 하나하나 해보렴.'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아직까지 예수님을 빤히 쳐다보는 아이 같은 자신을 돌아보니 갈길이 멀다는 생각만 드네요.마지막 날에는 그 처럼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길입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못할 길입니다. ..
2025.03.03 -
울상이 되어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22 단순하게 재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가진 것을 버리고 다른 길을 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물질적인 것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길 때도 그러합니다.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이 하느님을 따르는데 어떤 도움이 될까요? 무엇을 버려야 할까요?곰곰히 생각해 볼수록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린 것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많은 것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직 당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는 것과 실천한다는 것 영원히 만날것 같지..
2025.03.03 -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6,39 나에게 눈이 멀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요?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눈은 육신의 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일학교 교사로서, 한 아이이의 부모로서, 학교나 직장의 선배로서, 살아가면서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다른 이들 앞에 서서 누군가를 이끌어야 할 때 내 모습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면, 예수님의 이 말씀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세상, 나 혼자만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누군가를 이끈다는 것은 쉽지..
2025.03.02 -
해진 날수와 시간을 그들에게 주시고
그분께서는 정해진 날수와 시간을 그들에게 주시고 땅 위에 있는 것들을 다스릴 권한을 그들에게 주셨다. 집회서 17,2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많은 것들을 내일로 미룹니다. 유행처럼 내일의 나에게 많은 것을 미루는 사람들을 봅니다. 과연 그들에게 내일이 허락될까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내일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을지 아시는 분은 하느님뿐이십니다. 내가 지금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릴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정해진 날 수와 시간을 채우면 모든 것을 놓고 떠나가야 함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거나 매일 허무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당신께서 허락하신 날들 안에서 떠나야할 것을 잊지 말고 소유하려 하지 말고 가꾸는 것에 만족해야 함을 다시 한번 ..
2025.03.01 -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곳의 이름을 바벨이라 하였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땅의 말을 뒤섞어 놓으시고,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기 때문이다. 창세기 11,9 이 대목에서는 사람의 교만, 하느님과 같아지겠다고 도전한 벌로 언어가 나뉘었다고 배웠었던 기억이 먼저 떠올랐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이 사건으로 인하여 사람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퍼져 나가 온 세상에 퍼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사람의 잘못에 대한 벌이 아닌, 사람이 널리 퍼져나가 번성하 수 있도록 하시려는 축복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 말입니다. 에덴에서 쫓아낼 때 가죽옷을 지어 입혀주셨듯이, 말을 섞는 대신 온 세상에 퍼져나갈 기회를 허락하신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느님의 섭리를 인간이 단정 할 수 없겠지요. 새옹지..
2025.02.28 -
다 그분께 있고
“그분의 인자함이 크시니 수많은 내 죄악이 속죄받으리라.”고 말하지 마라. 정녕 자비도 분노도 다 그분께 있고 그분의 진노가 죄인들 위에 머무르리라. 집회서 5,6 사람들은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발전을 이루었다 이야기 합니다.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각 분야의 정점에 선 이들은 겸손하게 이야기합니다. '모.른.다.'라고. 우주도, 양자영역도, 자연의 순리도, 철학도, 수학도, 종교도, 역사도 결국 알고 있는 것 이외에 것은 모른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나의 판단이 늘 옳은 것처럼 이야기 하고 행동합니다. 나 보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계신 분들이 그것을 본다면 얼마나 가소로울까요? 결국은 당신께서 보여주시지 않으면 우리는 알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받..
202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