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묵상(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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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를 맺었는데,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마태오 복음 13,8 나는 몇 배의 열매를 맺을 것인가? 아니지, 뿌리부터 내려야지.사실 이곳이 길인지, 돌밭인지, 가시덤불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뿌리를 내리고 살아 보련다.삶의 끝자락에서 몇 배의 열매를 맺었는지는 내가 아닌 그분이 샘 해 주시겠지. [녹] 연중 제16주간 수요일2024년 07월 24일 수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
2024.07.24 -
몰랐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다.그러나 예수님이신 줄은 몰랐다.요한 복음 20,14 보고도 알아보지 못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듯하다. 구약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알려주시기 전에는 알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수많은 사건들이 성서를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가장 가까이서 주님을 뵈었던 이들 조차, 당신께서 알려 주시지 않으면 당신이 옆에 계심을 알아 차릴 수 없는데, 우리야 어떠하랴. 그분께서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시지 않으면, 옆에 계심을 알면서도 찾지 못하는 눈뜬장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이런 우리를 불쌍히 보시어,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시기를 조심스레 예수님께 청해 본다. [백]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2024년 07월 22일 월..
2024.07.22 -
달려가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마르코 복음 6,33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그분을 바라보는가? 그분이 가신 곳으로 달려가고 있는가?이곳에 철푸덕 앉아 힘들다 이야기하며, 그분이 오시겠지 하며 감나무아래 홍시 떨어지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입을 벌리고 누워 있는 것은 아닐까? 그분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얼마나 절실할까? 절댓값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에 나만의 생각으로의 절실은 아닐까?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을 갖는 것도 나름의 그분께로 달려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달리기 끝에 그분이 계시리라 믿으며. [녹] 연중 제16주일2..
2024.07.21 -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마태오 복음 12,7 하루종일 기분 나빴던 일들이 많다. 횡단보도에 떡 하니 막아서 세워 놓은 차, 뒷사람이 따라오든 말든 담배를 피우며 씩씩하게 걷는 사람, 사무실에서 나가 한 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 직원, 계단을 가로막는 아파트 자기 집 문 앞 쓰레기 봉지, 파란불인데도 무시하고 가는 자동차, 마구잡이로 세워 놓은 킥보드... 단죄의 대상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나의 나의 판단이 보편적이다 생각하며, 이들이 나의 기준에 벗어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나의 기준은 바른 것일까?바르다고 생각하면서도 바르지 않은 경우가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2024.07.19 -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마태오 복음 17,27 "주님 당신의 길을 내게 보여 주시고, 당신의 지름길을 가르쳐 주소서."라는 생활성가가 생각났다. 지름길이 있을까 싶지만, 당신께서 보여주시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길이기에,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르게 반응 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것이 당신의 길을 알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그러면 나는 그 길을 알고 있을까? 가장 맑은 상태에서 성서를 읽고 묵상해야 하는데, 나를 보면 피곤에 쩔어 졸린 눈을 비비며..
2024.07.17 -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꾸짖기 시작하셨다.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마태오 복음 11,20 나는 참 많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것을 받은 나는 회개하였는가? 다른 사람들 보다 하늘나라에 가까이 있는가? 많은 것을 받았기에 많은 것을 주어야 하지만, 두손 가득 움켜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 날에, 너에게 나누어 주라고 했던 것들을 왜 아직도 네 손에 들고 있냐는 질문을 예수님께 받을지도 모르겠다. 예수님을 알어 버렸기에, 몰라서 이러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된 지금, 내가 택할 수 있는 길은 회개의 길 밖에는 없는 듯하다. 하느님이 만드신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면서 한 일이 내가 오기 전보다 나로 인해 더 어지럽힌 방 같은 꼴이 되지 않도록..
2024.07.16 -
둘씩 짝지어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마르코 복음 6,7 '왜 혼자 보내지 않으셨을까?'라는 질문 보다, '짝이 된 사람들은 서로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짝'이라는 단어를 보면, 부부가 떠오른다. 학교 옆자리에 앉은 짝꿍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제자들은 어떠 했을까? 짝이 마음에 들 수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또, 마음에 드는 짝과 함께 지내면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모습에 실망했을 수도, 제자들 역시 그러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함께 걸어가야 할 길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상황 속의 짝들. 분명 일과 벌어진 상황의 해결에는 도움이 되는 사람이지만, 나의 영적인 성장에도..
202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