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묵상(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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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6,8 아버지께서는 청하기도 전에 알고 계시다고 하는데, 왜 우리는 늘 청하는 기도를 하게 되는 걸까요? 왜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필요한 것을 필요한때 어떤 방식으로 허락할 것인지 역시 그분이 정하신다라는 말로 모든 것을 퉁칠 수도 있지만, 주시지 않는 것에 대한 고급진 핑계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이 있는 듯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아가게 된 것 중 하나가 아이가 무엇을 갖고 싶다고 해서 전부 주는 부모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해서 몇 개씩 먹이는 부모도, 불을 만져보려는 아이를 그냥 두는 부모도 - 뜨거운 것 알아야 안 한다고 놓아두는 부모도 심한 ..
01:01:09 -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레위기 19,2 거룩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배부른 소리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안전하다고들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많은 불평등과 갈등을 보여주고 있으며, 생존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여전히 뉴스의 기사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곳이 경쟁의 터전이지 거룩한 이들의 공동체가 아님은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요? 그래서 이곳에서 벗어나 하느님 나라, 거룩한 이들이 사는 곳을 꿈꾸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이렇게 그곳에서 살고 싶지만, 성서에서 나오는 이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볼때 나는 어떠할까요..
2025.03.10 -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4,12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평범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수시로 하느님을 시험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라는 기도조차 당신께 무엇을 해보라고, 하느님이시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면 그것을 해결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 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기도를 하고 나서 주님께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라는 말씀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 이런 말씀을 듣지 않도록, 사순의 시기 나의 삶이, 나의 기도가 어느곳을 향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겠습니다. [자] 사순 제1주일20..
2025.03.09 -
네가 안식일을 ′기쁨′이라 부르고
‘네가 삼가 안식일을 짓밟지 않고 나의 거룩한 날에 네 일을 벌이지 않는다면 네가 안식일을 ′기쁨′이라 부르고 주님의 거룩한 날을 ′존귀한 날′이라 부른다면 네가 길을 떠나는 것과 네 일만 찾는 것을 삼가며 말하는 것을 삼가고 안식일을 존중한다면 이사야서 58,13 중학생 시절 만화 영화가 하는 일요일 아침에 성당에 가야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도 가라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성당으로 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TV에 관심이 없어져서 그런가 더 이상 미사를 드리러 가는 것에는 고민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화 영화 대신 마음을 잡아 끄는 분심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해결하지 못하고 온 업무, 사람과의 관계, 경제문제, 가족문제 등등 수시로 바뀌기는 하지만 많은 문제들이 주님의 날을 기쁨의 날로 느끼지 ..
2025.03.08 -
단식일에 제 일만 찾고
‘저희가 단식하는데 왜 보아 주지 않으십니까?저희가 고행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으십니까?’보라, 너희는 너희 단식일에 제 일만 찾고 너희 일꾼들을 다그친다.이사야서 5,3 이것이 나의 모습은 아닐지 반성해 봅니다. 당신께서는 충분히 말씀하시고 보여 주셨음에도 왜 보아주시지 않냐고, 왜 알아주시지 않냐고 투정하며 하루하루 소비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없다 말하면서도 짧은 영상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한 가지 일을 끝내지 못하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해가지는 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했음에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 다가가기 위한 작은 노력 한 가지라도 했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이렇게 매일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무엇이라도 끄적이게 된 것이 발전이라면 발전이겠지만, 오히려 이..
2025.03.07 -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9,23 사순절에 접어 들면서 이번 사순동안에는 하느님께 저금 더 집중해 보자 다짐했지만, 바쁜 하루속에 어둠이 지고난 다음에야 당신의 말씀을 읽고 묵상합니다. 삶 속에서 자신을 버리는 경우는 흔하게 있습니다. 하기 싫어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이기에 억지로라도 해야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이러한 시간을 보냈지만 인간의 길일 뿐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아니였지 싶습니다. 일상의 삶을 예수님을 따르는 길과 일치시키는 방법을 계속 고민합니다. 이방인들과 같이 살아가면서 당신의 길과 나의 삶을 일치시키려면 수도원에 갔어야 했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2025.03.06 -
저들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은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아뢰어라. “주님, 당신 백성에게 동정을 베풀어 주십시오. 당신의 소유를 우셋거리로, 민족들에게 이야깃거리로 넘기지 마십시오. 민족들이 서로 ‘저들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하고 말해서야 어찌 되겠습니까?” 요엘 예언서 2,17 당신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는 이유가 당신이 하신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 임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그러한 마음에 기대어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꿈꿉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세상의 일정들을 미루고, 재의 수요일 전례에 참례합니다. 미사와 재의 예식을 통해 사순절의 시작을 함께 합니다. 사순의 여정 동안 몸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그리하여 나로 인하여 당신이 우셋거리가 되는 일이 없게..
20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