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8. 11:57ㆍ렉시오 디비나
그래서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기어다니는 것들과 하늘의 새들까지 쓸어버리겠다.
내가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스럽구나!”
창세기 6,7
지금의 세대가 홍수전의 세대보다 선한가?
전쟁, 기아, 불의, 살인, 사기, 욕심, 불신... 신뢰가 깨지고 사람을 만나면 쭈삣 두려움을 느끼는 세상.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이들은 '이런 세상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외치는 탄식이 여전히 하느님께 닿고 있는 이 세대에도 세상이 멸망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무지개를 걸고 하신 본인의 맹세를 지키시고 계시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불의한 세상에 너무나 마음 아파 세상을 지워 버릴까 수도 없이 생각하셨을 당신이, 물로서 세상을 멸망시키지 않겠다 하신 약속을 기억하시고 당신 아들까지 보내시며 바로잡고자 했던 세상. 당신이 원하셨던 만큼 선해졌는지 모르겠다. 당신 아드님 조차 보내주시지 않으셨다면 세상은 더 악에 물들어 있었을까?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선한가? 선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분이 원하시는 선함에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 않을까 본다. 나는 선하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생각하며 떠오른 이미지가 가시를 잔뜻 세우고 있는 아기 고슴도치. 다가오는 모든 것을 적으로 보고, 누군가 건드리면 찔러 버릴 가시를 잔뜩 세우고 긴장하고 있는 고슴도치. 세상을 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100% 선하다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듯 하자. 선한 쪽에 서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과 늘 별개로 말이다.
세상 모든 일이 선의로 대한다고 선의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어려울때 나를 선의로 맞아 주는 사람이 있음 기억하자. 모든 사람이 불의할 것이라는 전재로 몸을 움츠리지 말자. 선의를 불의로 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호구가 되어줄 필요는 없다. 뱀처럼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가자. 피할 것은 피하고 다만 복수에 복수를 더하지는 않아야겠다. 하느님께서 나를 보시고 후회에 후회를 더하시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 하루를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