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6. 11:33ㆍ일상으로의 초대
올해 가장 게을렀던 시간은?
없음, 매주 토요일 오전.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이틀을 보낸 날이 있다. 주말. 제로섬 게임의 1차전을 끝내고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누워만 있었던 시간. 번아웃. 이것을 게으름으로 보기는 힘들듯 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외로움, 우울, 불안, 무기력 등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벌거벗은 정신력"을 읽었었다. 이 모든 것이 약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확실하게 알았다. 이 모든 것이 상실에서 오는 것임을 동의하고, 현재에는 연결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 보고 있다.
주제로 돌아와서 내가 제일 게으름을 부릴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일까? 바로 '토요일'이다. 출근하게 되어도 출근 시간을 지킬 필요가 없어, 딩굴거리다 10시가 넘은 시간에 사무실에 나가도 되고 - 물론 사무실에 나가는 것 자체를 즐기거나, 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 - 마음 내키면 운동과 산책을 가장해 강변을 절어도 되는 시간이니 말이다.
예전에는 게으름을 무조건 안좋게만 생각했었다. 지금은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뒹굴 거리면서 '일어나야지'라는 생각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의 상태를 본다. 쉬어야 할 상태인지, 움직이며 무언가 스스로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말이다.
가끔은 게을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바랄 볼 눈 만 있다면 말이다. 경험상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를 반복한 날은 피곤이 더하다. 지금의 상태를 보자 쉬어야 하는 상태이면 조금 더 쉬어주고, 그게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면 내가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생각을 비우고 벌떡 일어나자.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의 반복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