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쳤다.

2025. 2. 3. 01:00렉시오 디비나

큰 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5,7

 

예수님 앞에서 더러운 영외 외치고 있다. 예수님과 자신을 잘 알고 있기에 외칠 수 있었던 말. 나는 예수님 앞에서 무어라 외칠 수 있을까? 

침묵 속에서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가장 좋다고 이야기만, 나의 마음과 행동은 다양한 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이 이불속에 누워 잠을 청하는 시간에도 마음의 시끄러움은 잠이 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당신의 말씀을 고요히 바라보나, '낮잠 자지 말고 움직였어야 하나?', '거실 치워야 하는데.', '포토북 미루었던 것 만들어야 하는데', '모임 정산 이번 달 넘기면 안 되는데', '공통비 입력도 끝내야 하는데' 등등 수많은 일들이 머리에 스치고, 묵상을 내려놓고 다른 쪽을 바라보게 자꾸만 유혹한다. 지나치는 생각들을 놓아 버리고 말씀에 집중하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

 

이런 번잡함 속에서 예수님을 알아 볼 수 있을까? 예수님께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것이 계속되면 놓아버림, 세상을 향한 수 많은 목소리에서 잠겨 답답함을 느끼며 예수님과 멀어지는 것, 아니 예수님을 아예 잊어버리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이 결과는 주일 미사만 참례하는 신자, 그나마도 미사시간 땡에 도착하고 마침성가 땡 하면 도망치듯 나오는 모습이 될 것이 눈에 뻔하다. 

 

이런 뻔한 결과로 종착되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 쳐본다. 잡념들이 떠올라도, 무심코 다른 것을 클릭하다가도, 다시 자리로 돌아와 당신 앞에 앉는다. 성서를 읽으며 밑줄 그은 그 구절을 통해 나에게 말씀 하시고자 하는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인다. 수많은 외침들 속에 그대도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 시간 당신 앞에 있음을 위로 삼으며.

 

나의 마음은 바람잘 날 없는 나뭇가지 같다.

 

[녹] 연중 제4주간 월요일
2025년 02월 03일 월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