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3. 01:00ㆍ렉시오 디비나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1,17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세상. 사람은 서로 '틀리다'가 '다르다'로 표현되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유독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나는 정상, 그는 비정상으로 단정해 버린다.
사람에게 이리 하듯 하느님께도 기도를 가장해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당신이 계시다면 세상이 왜 이모양입니까?'라는 질문 속에는 내가 바꾸고 싶은 내 기준의 세상이 있었고, '도대체 그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라는 질문 속에는 내 편을 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결국 나는 한발 물러서 나를 바라보기 보다는 '하느님은 무조건 내편.', '내편이 아니면 하느님 아님.'을 시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당신의 길을 보여달라, 당신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나의 길만을 고집하며 그 길에 당신과 함께 가야 한다고 억지로 당신을 모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그에게 사랑을 받았기에 그에게 사랑을 준다. 사랑을 주었으니 받아야 한다는 세상에 통용되는 진리는 버려라.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래야 우리는 실망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듯하다.
미사와 기도 중에도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공허함만 더 커지는 때가 많지만, 그것들 역시 나를 성장시키는 것임을 믿고 이 길을 걸어가야겠다. 당신이 피리를 불어 주시는지, 곡을 하는지 공감의 눈으로 바라보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