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 뒤에서

2023. 8. 26. 10:28하느님 그리고 나

모압 여자 룻이 나오미에게 말하였다.
“들로 나가,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 뒤에서 이삭을 주울까 합니다.”
나오미가 룻에게 “그래 가거라, 내 딸아.” 하고 말하였다.
룻기 2,2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 뒤에서

 

요즘 경제에 대한 부분의 생각이 많아서일까 이 대목에서 눈이 머문다. 열심히 일한다고 먹고살 수 있는 때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매달린다. 세상이 이상하다.

 

한 사람이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아이를 학교에 보낼 돈이 없어, 대출을 갚을 길이 없어 핸드폰을 꺼내 재테크 정보를 찾고, 업무시간에도 주식의 등락을 바라본다. 이상하다. 회사는 이사람이 주식의 등락을 바라보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만큼 보상을 지불하는 것이 회사의 입장에서도 효율 적이지 않을까? 

 

경제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서, 전문가들 조차 경고한다. 의학에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윤리규정이 없다고. 부와 성공에만 점철되어 있는 제로썸 게임에  "탐욕은 아름답다."라고 말하고 있는 세상을 보면, "마몬"의 계획은 성공한 듯 보인다. 이렇듯, 주식의 등락과 세계정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잠시 하느님의 말씀을 읽거나 묵상할 시간이 있을까? 

 

성서에서 최소한의 희망을 본다. 이삭을 거둘때 바닥까지 싹싹 긁어가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율법은 감나무에 '까치밥'을 남겼던 선조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때이기는 하지만, 기왕이면 이삭을 줍는 사람이 아닌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단 그런 마음부터 장착해 봅시다. 나머지는 하느님께 맡기고...

 

2023년 08월 26일 토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