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2025. 2. 9. 12:40ㆍ렉시오 디비나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5,8
하느님께서는 한없이 좋으신 분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잘못을 저지른 아이가 그것을 숨겨놓고 외출에서 돌아오는 엄마를 만나게 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 생각하면 어차피 알게 될 일, 눈 가리고 아옹 일지는 몰라도, 당장 눈앞에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일단은 그렇게 들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허황된 희망을 품고 그 자리에 선다.
나 역시 하느님과 만나는 시간을 미루고 싶다. 오래 살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로서는 베드로와 같은 고백을 할 수밖에 없어서이다.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미루어 둘 수 없다는 것을 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우리의 삶은 영원하지 않다. 사실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하기에 오늘이라는 시간 조금이라도 더 그분께 다가가야 함을 안다.
삶 속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찾아오는 미룸들 오늘은 이 미룸 중에 하나라도 해결해 보자. 그러면 내일을 맞이할 때, 아니 오늘 잠자리에 들 때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당신과 대화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