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주십시오

2024. 9. 5. 01:00하느님 그리고 나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5,8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하느님의 기준으로 볼 때 우리가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이기에 우리의 숨은 모습까지 아시는 그분 앞에 나를 드러내놓고 있는 것 자체게 벌거벗은 모습으로 세상에 내던져진 것 같다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분을 피해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어디로 도망치랴. 그래서 그분께 떠나 주십사 청한다.

 

세례를 통해 부르심을 받았으니, 당신 옆에 머물겠다 이야기 하고 있는 우리는 무지하기에 당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분 옆에 있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완벽한 이가 되어야 하는지는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나는 완성되지 않았음을 안다. 그러하기에 이 세상에서의 시간이 다하는 날까지 조금이라도 당신이 보시기에 좋은 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의 결과가 열 달란트가 될지, 한 달란트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그분께 어제보다는 나은 나 임을 보일 수 있을 때, 먼발치에서라도 그분을 뵈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일상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그분 곁에 서지 못할 것이다.

 

[녹]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2024년 09월 05일 목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