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8. 20:00ㆍ렉시오 디비나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마태오 13,22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이들 속에 있으면 숨을 쉬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해 할 수 없는 사건들 속에서, '사람은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런사람의 이런대응을 최선이라고 보고 대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숨이 막히는 때가 있다.
정말이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이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 보다 어딘가에서 혼자 살아 가는 것이 훨씬 더 편할 것 같아 보이기도 하다. 타인이 보기에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도, 내가 순간 순간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게 늘어가는 한숨의 숫자를 세어 보면 알 수 있다.
숨이 막힌다. 깊은 한숨은 살기위한 몸부림. 세상에 속해 있기에 세상안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세상 걱정이 많다. 무언가 답을 내 주어야 하는 자리에 있기에 더 그런 듯 하다.
이 걱정을 피하고 억지로 덜어내려 해도, 그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 회피 일 뿐, 조만간 더 큰 모습으로 나타나니 깊은 한숨은 더 늘어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가 가시덤불을 피해 무언가 할 수는 없겠지. 그 안에서 어떻게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겠지. "가시덤불 속에 있으니 열매 따위는 없다."라고 포기해 버려서는 안될듯 한데, 어떻게 이 숨막힘에서 벗어나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될 듯 하다. 누군가 가시덤불을 치워 주길 바라며 세속적인 기도로 하느님께 푸념해 본다.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은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삶을 저에게 허락해 주세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