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잘한 소비는

2024. 12. 19. 00:12일상으로의 초대

올해 가장 잘한 소비는?

 드럼세탁기 & 건조기

 

결혼하고 지금까지 아내에게 반지 하나, 명품 가방하나 선물해 준적이 없었다. 아내가 소탈한 부분도 있었고, 나 역시 그런 것에 둔감 하였기에 특별한 문제 없이 살아 온 것이 겠지. 이렇게 살아온 시간이 25년. 올해 결혼기념일에도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것처럼 케익 하나에 아내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선물로 주었고, 아내는 그 자리에서 초콜릿을 먹지 않고 아껴 먹겠다고 방으로 갖고 가 화장대 위에 놓아 두었다.

 

사실, 25주년인데 일 때문에 여행 등 다른 이벤트가 어려운 상태여서, 초콜릿 케이스에 현금을 넣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게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였는데, 바로 열어보지 않다니.. 아내가 선물을 열어보고 놀라는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그건 물건너 갔다....

 

하루가 지났다. 아직 모르는구나, 이틀이 지났다, 여전히 모르는 구나...

기대하는 것을 포기한 어느날 퇴근 후 '이게 뭐야~'로 시작된 아내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무엇을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던, 아내는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샀다.

 

처음 건조기를 사용한 날, 신세계를 만났다고 좋아하는 아내를 보니, 진작 사줄 걸, 나는 아내가 갖고 싶었던 것 조차 몰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시작한 인연은 결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 생활의 시작임을 자꾸만 잊고 만다. 오늘의 이 질문으로 결혼생활 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