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남기고 간다.

2023. 5. 9. 15:44하느님 그리고 나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요한복음 14,27

 

독서와 복음을 읽으면서도 빨리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처럼 마음이 급하다.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하느님의 말씀 한줄 한줄을 묵상하며, 성서의 한 구절이 나의 마음에 남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시험 지문에서 중요한 단어나 문장을 찾는 듯한 움직임이라고나 할까. 시간에 쫒기어 글이 머리속에 들어오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인지, '평화를 남기고 간다.'라는 대목을 읽으면서도 나에게 평화는 없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이 글을 쓰는 것도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한번, 두번, 세번...

평화란 무엇일까? 무언가가 많이 있어야 평화일까? 무언가가 없어져야 평화일까? 느낌으로는 알고 있지만 평화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 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의 내 상태가 평화롭지 않기에, 평화를 간절히 원하기에 평화에 눈이 간듯 하다.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과, 갑갑해 보기이만 하는 미래만 떠오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씩~ 웃었다. 내가 얼마나 자만하고 있는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신이 거두어 가시면 그 어떤것도 없을 텐데 말이다. '당신께서 허락하신다면 이러이러한 일을 해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던 내가 여기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은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화"와 "당신께서 허락하신다면"이라는 단어와 문장을  되뇌어 본다.

 

2023년 05월 09일 월요일 독서와 복음 바로가기